세무

자식이 아니라 남한테 가게를 넘겨도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나요?

"2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장사했는데, 애들은 물려받을 생각이 없어요."

이런 말씀 하시는 사장님이 정말 많으세요. 그동안 세금 혜택은 대부분 자녀에게 물려주는 가업승계에만 맞춰져 있었고, 남에게 넘기는 경우엔 그냥 양도세를 다 내야 했죠. 그래서 넘기지도 못하고 접지도 못한 채 버티다가 결국 폐업하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이 부분을 겨냥한 제도가 하나 들어왔어요.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입니다. 🌱

어떤 제도인가요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사업을 넘길 때, 파는 쪽과 사는 쪽 양쪽에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예요. 조세특례제한법에 §30의8을 새로 만드는 안입니다.

파는 사장님(매도자)

  • 넘긴 법인 주식·출자지분 또는 개인사업자의 사업용 자산에 대해 양도소득세 20% 세액감면
  • 한도는 매도자의 경영연수 × 연 5천만 원
  • 이 한도는 기존 양도소득세 감면 종합한도와 별도로 적용돼요

경영연수가 곱해진다는 게 핵심이에요. 25년 하셨다면 25 × 5천만 원 = 12억 5천만 원까지가 감면 대상 한도가 되는 구조입니다. 오래 하신 분일수록 유리하게 설계됐어요.

인수하는 쪽(승계기업)

  • 승계받은 사업장에 대해 사업승계일부터 5년간 소득세 또는 법인세 10% 감면
  • 한도는 연간 5억 원
  • 승계받은 사업과 그 밖의 사업은 구분경리를 해야 해요

우리 가게도 해당될까요 — 요건이 문턱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아무나 되는 제도는 아니에요. 개편안에 적힌 요건은 이렇습니다.

① 넘기는 사업체(피승계기업)

  •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을 것
  •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일 것(3년 평균 매출액 5천억 원 미만)

매출 기준은 사실상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통과하는 조건이에요. 다만 업종 제한이 있습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빠지는 업종(예: 일부 부동산임대업 등)이라면 아예 대상이 아니니, 내 업종이 포함되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해요.

② 파는 사람(매도자) — 여기가 가장 큰 문턱이에요

  • 그 사업체를 20년 이상 계속 경영했을 것
  • 60세 이상인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일 것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55세에 은퇴하고 싶으신 분, 15년 하신 분은 지금 안대로는 대상이 아니에요.

③ 사는 사람(매수자) — 둘 중 하나

  • 같은 업종(한국표준산업분류 대분류 기준)을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개인·기업이거나
  • 그 사업체에서 5년 이상 계속 근무한 임직원

두 번째 항목을 눈여겨보세요. 오래 함께 일한 직원에게 가게를 넘기는 경우를 정면으로 열어둔 겁니다. 후계자가 없는 사장님과 독립을 고민하는 직원, 양쪽 모두에게 길이 생기는 셈이에요.

언제부터인가요

2028년 1월 1일 ~ 2030년 12월 31일에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되는 안이에요. 승계기업의 소득세·법인세 감면도 2028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연도분부터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짚어야 할 게 있어요. 이건 아직 정부안입니다.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되고, 심의 과정에서 요건이나 한도가 바뀔 수 있어요. 사업승계의 구체적인 유형과 양도 비율 같은 세부 기준은 대통령령에서 따로 정한다고만 돼 있어서, 지금은 아직 안 정해진 부분도 남아 있습니다.

넘기고 나서도 5년은 지켜봐요 (사후관리)

감면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에요. 요건을 어기면 감면받은 세금에 이자까지 붙여 추징됩니다.

파는 쪽은 간단해요. 넘긴 자산을 5년 이내에 다시 사들이면 추징입니다. 감면만 받고 되돌리는 걸 막는 장치죠.

사는 쪽은 조건이 더 많아요. 승계일부터 5년 안에 아래 중 하나에 해당하면 추징 대상입니다(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

  • 매수자의 주식·출자지분이 감소한 경우
  • 승계받은 사업용 자산의 40% 이상을 처분한 경우
  • 승계받은 사업장의 정규직 근로자 수와 총급여액이 10% 이상 감소한 경우
  • 승계받은 사업장을 1년 이상 휴업·폐업한 경우
  • 승계받은 사업을 매도자에게 다시 넘긴 경우

특히 고용 유지 조건이 들어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인수한 뒤 인건비부터 줄이는 방식으로는 이 감면을 지킬 수 없습니다.

다른 감면과 같이 받을 수 있나요

승계기업의 소득세·법인세 감면은 다른 세액감면·세액공제와 원칙적으로 중복 적용이 안 됩니다.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통합투자세액공제 같은 것들과는 하나만 골라야 해요.

다만 예외가 하나 있어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과는 중복이 허용되는 것으로 개편안에 명시돼 있습니다. 많은 소상공인 사업자가 이미 받고 있는 감면이라,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는 대목이에요.

지금 사장님이 하실 수 있는 것

2028년이면 아직 시간이 있죠. 그래도 해당될 여지가 있으시다면 지금부터 준비할 게 있어요.

1. 개업일과 경영 기간을 정확히 확인해 두세요. "20년 이상 계속 경영"이 핵심 요건이라, 중간에 휴업이나 명의 변경이 있었다면 따져볼 부분이 생깁니다. 2. 내 업종이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인지 확인하세요. 여기서 걸리면 나머지 조건은 볼 필요가 없어요. 3. 직원에게 넘기는 선택지를 후보에 올려보세요.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 인수 자격을 갖게 되니, 지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볼 만합니다. 4. 국회 통과 여부를 지켜보세요. 정부안 단계라 확정 전에 큰 계획을 세우시는 건 이릅니다.

가게를 넘기는 일은 세금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권리금, 임대차, 거래처, 직원 고용까지 함께 걸립니다. 제도가 확정되면 그때 세무사님과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시는 걸 권해드려요.

참고 자료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일반 안내이며, 개별 상황에 대한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정확한 신고·상담은 세무사 또는 국세청(126)을 이용하세요. 인용된 수치·정책은 게시 시점 기준이며, 시행 전 공식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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